2024년 11월 6일 하.복.주.새

하나님의 법 앞에 서 있는 자들

송영종

산
산

하나님의 앞에 서 있는 자들

요한복음 8장 1~11절

  1. 예수께서는 올리브 산으로 가셨다.

  2. 이른 아침에 예수께서 다시 성전에 가시니, 많은 백성이 그에게로 모여들었다. 예수께서 앉아서 그들을 가르치실 때에

  3.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이 간음을 하다가 잡힌 여자를 끌고 와서, 가운데 세워 놓고,

  4. 예수께 말하였다. “선생님, 이 여자가 간음을 하다가, 현장에서 잡혔습니다.

  5. 모세는 율법에, 이런 여자들을 돌로 쳐죽이라고 우리에게 명령하였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6. 그들이 이렇게 말한 것은, 예수를 시험하여 고발할 구실을 찾으려는 속셈이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몸을 굽혀서, 손가락으로 땅에 무엇인가를 쓰셨다.

  7. 그들이 다그쳐 물으니, 예수께서 몸을 일으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서 죄가 없는 사람이 먼저 이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8. 그리고는 다시 몸을 굽혀서, 땅에 무엇인가를 쓰셨다.

  9. 이 말씀을 들은 사람들은, 나이가 많은 이로부터 시작하여, 하나하나 떠나가고, 마침내 예수만 남았다. 그 여자는 그대로 서 있었다.

  10. 예수께서 몸을 일으키시고,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여자여, 사람들은 어디에 있느냐? 너를 정죄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느냐?”

  11. 여자가 대답하였다. “주님, 한 사람도 없습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는다. 가서, 이제부터 다시는 죄를 짓지 말아라.”]]

우리는 또 한번의 화제가 되었던 성경 말씀을 가지고, 오늘도 우리들에게 주시는 하나님 말씀의 의미를 묵상하고자 합니다. 오늘 말씀은 교회를 다니는 우리들뿐만 아니라 세상 사람들조차 누구나 잘 알고 있는 현장에서 간음하다 잡혀 온 여인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해 놓은 말씀입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제일 논란이 되었던 말씀이 바로 7절의 말씀,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하신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언뜻 보면, 이 세상에 죄가 없는 사람은 없으니, 아무도 간음한 여인에게 돌을 던질 자격이 없다고 해석되는 말씀이기도 하고, 또 달리 보면, 죄를 지었는데 그 죄를 처벌하지 않고 무조건 용서만 해야 하는가 하는 반발이 생기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죄할 자격이 없으니, 아무도 다른 사람들의 죄에 대해서 정죄하면 안 되고, 무조건 용서해 주어야 할까요? 아니면 죄를 지은 것은 맞으니 그에 합당한 벌을 주어야 할까요?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한비자라는 사람이 법가라는 학파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이 혼란의 시기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윤리적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동시에 공자를 중심으로 유가라는 학파도 있어서 그들도 가르침을 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두 학파 간의 차이점을 잘 설명해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마을에 어떤 아버지가 죄를 짓게 되었는데, 아들도 아버지의 죄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법가 학파에 속한 아들은 당연히 아버지를 고발하여 감옥을 가게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아무리 아버지라고 해도 가슴은 아프지만, 아버지를 고발하여, 법 앞 만인이 평등함을 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유가 학파에 속한 아들은 아버지를 고발하는 대신, 아들이 감옥에 간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아버지가 죄를 지었다고 하더라도, 아들 된 도리로서 어찌 아버지를 감옥에 보낼 수 있겠는가 생각하고, 죄를 대신 지고, 감옥에 가는 것이 참된 효를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만약 이런 식으로 죄와 벌, 불의와 정의를 생각하고 판단한다면, 어쩌면 예수님은 이 땅에 오실 필요가 없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뛰어난 윤리학자나 현명한 철학자의 가르침을 따르기만 하면, 얼마든지 이 세상은 정의로운 세상이 되고, 사람들은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이 될 테니까 말이죠.

그런데 여러분, 지금 예수님께서 우리들에게 이런 식으로, 현장에서 간음하다 잡혀 온 여인에게 둘을 들어 칠 것인가 아니면 용서할 것인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말씀하신 것일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세상의 법과 윤리를 선택하고 따르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법을 알려주시고 그 법을 집행하려 하시는 것입니다. 그럼 예수님께서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들에게 말씀해 주시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우리 인간의 죄의 문제는 인간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우치려 하십니다. 여러분, 현장에서 간음하다 잡혀온 이 여인에게 돌을 든 사람의 마음은 어떤 마음이겠습니까? 그렇습니다. 그들은 드러난 죄에 대하여 정죄하고 남을 죽이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들의 관점에서는, 보이는 죄가 보이지 않는 죄보다 더 큰 죄이고, 무거운 벌을 받아야 한다고 그들 나름대로의 정의감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들도 자기 나름대로의 정의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이 무엇입니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정의는 참된 정의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왜냐면, 죄가 있는 인간이 만든 정의는 이미 오염된 정의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결코 그들이 행하는 벌은 정당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들 속에 있는 보이지 않는 죄가 더 많은데, 단지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사실 따져보면, 그들이 더 큰 죄를 지은 사람인데, 지금 보이는 죄를 지었다고, 그런 그들이 그 여인을 돌로 치려 한다는 것은, 모순도 그런 모순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런 정의로 간음한 여인의 죄를 정죄할 수 없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하신 것입니다. 반면에 그렇다고 예수님께서 간음한 여인의 죄를 죄 없다 하지 않으셨다는 것도 우리는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본문 11절 말씀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십니다,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 이 말씀은 그 자체적으로 모순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정죄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시며, 죄를 범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죄가 있기 때문에 죄를 범하지 말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죄가 있지만 정죄하지 않을 뿐이지, 그렇다고 너가 죄가 없는 것은 아니므로, 이제 다시는 그와 같은 죄를 범하지 말아라 경고하시는 말씀인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그 여인이 예수님의 이 말씀에 양심에 가책을 받아서 앞으로 다시는 그런 죄를 짓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이 말씀은 그런 윤리 도덕적 관점이 아니라, 하나님의 법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적으로 예수님께서 여인의 죄를 용서해 주시는 감동적인 이야기라기보다, 돌을 든 사람들에게도 그리고 간음한 여인에게도 하나님의 법에 관하여 말씀하려 하시는 것입니다. 돌을 든 자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죄를 하나님께서 심판하신다는 사실을, 간음한 여인에게는 세상 법으로 너를 정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혼인서약을 어기고, 하나님에게 범죄하였음을 가르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현장에서 간음하다 잡혀 온 여인에 관한 이 사건은 눈에 보이는 것으로 정죄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법으로 모두가 죄인인 것을 알고, 그 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예수님께서 제시한 것입니다. 그래서 거기에 있는 그 어떤 사람들도 예수님에게 반항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문제를 만나면 흔히 그 문제를 이것이냐, 저것이냐로 판단하고, 또 그 결정한 것에 자기 합리화와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나는 이것을 했는데, 당신은 다른 것을 했으니, 당신은 잘못되었다 라는 식으로, 옳고 그름에 대한 정의를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가진 죄에 대한 정의, 옳고 그름은 전부 상대적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옳으시고, 하나님께서 정하신 것이 옳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 안에서 그 누구도 정죄할 수 없고, 모두가 죄인이기 때문에, 그 모든 문제를 가지고 누구 앞으로 가야 합니까?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판단하시고 죄를 지은 자에게는 심판을, 옳은 일을 한 자에게는 복을 부어 주시는 것입니다. 사람이 판단할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말씀을 예수님께서 인간 마음속에 있는 죄를 아시고, 돌을 든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고, 여인에게는 용서함 받았으니 이제 다시는 그런 죄를 짓지 말라고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예수님께서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무엇이 죄이고, 누가 죄인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하나님의 법으로 심판하시는지를, 하나님을 믿는다고 고백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알려주려 하시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가 하나님 앞에 선 죄인의 마음과 자세로 이 땅에서 늘 겸손하게 낮은 자로서, 남을 정죄하기보다 서로를 위로하고 도우며, 결코 하나님께 죄 짓지 않고 살아가기를 노력하는 귀한 성도님들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