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3일 하.복.주.새
이 땅에 사는 하나님 나라의 사람들
송영종


이 땅에 사는 하나님 나라의 사람들
누가복음 8장 1~3절
이 후에 예수께서 각 성과 촌에 두루 다니시며 하나님의 나라를 반포하시며 그 복음을 전하실쌔 열 두 제자가 함께 하였고
또한 악귀를 쫓아내심과 병 고침을 받은 어떤 여자들 곧 일곱 귀신이 나간 자 막달라인이라 하는 마리아와
또 헤롯의 청지기 구사의 아내 요안나와 또 수산나와 다른 여러 여자가 함께 하여 자기들의 소유로 저희를 섬기더라
예수님의 복음의 메시지는 어디를 가나 분명하였습니다. 그것은 하나님 나라의 복음 선포였습니다. 처음 공생애를 시작하실 때부터, 예수님의 메시지는 한결같이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마가복음 1장 15절)”는 말씀을 선포하셨습니다. 그런데 사실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주장은 예수님이 태어나시기도 전, 옛날부터 유대 사회 속에 팽배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 물으면, 구체적으로 잘 알지 못한 채 막연하게 하나님 나라를 기다리고 있었고, 혹 안다고 하는 사람들도, 서로 전혀 다른 하나님 나라를 주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영적으로 상당히 혼란스럽고, 신앙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들이 일어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당시 유대인들은 메시야를 기다리고는 있었는데, 그 메시야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였고, 하나님 나라를 대망하면서도 그 하나님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전혀 알지 못한 채, 마냥 그 나라를 기다리는 영적 무지와 오염된 신앙들을 가진 종교인들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굉장히 뜻밖의 사실을 우리들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정확하게 하나님 나라가 무엇이고, 예수님이 누구인지 알고 신앙생활과 믿음을 가진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오늘 본문에는 한 무리의 여인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 여인들의 특징은 모두가 예수님께서 악귀를 쫓아내 주시고, 병을 고쳐 주신 여인들이라고 사실입니다. 그들은 일곱 귀신들렸다가 고침 받은 막달라 마리아와 헤롯의 청지기 구사의 아내 요안나, 그리고 수산나와 다른 여러 여자들인데, 지금 예수님과 제자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 모습을 기록해 놓았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몇 가지 중요한 사실들을 주목해야 하는데요, 첫째는 이 여인들이 참여하게 된 동기가 무엇이었느냐 하는 것입니다. 물론 당연히 앞서 말한대로, 그들이 귀신에 사로 잡혔다가 예수님의 능력으로 놓임을 받았다는 이유일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1절에 나오는 말씀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여러 마을 다니시며 전하신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무슨 말씀을 전하셨습니까? 그렇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시고, 복음을 전하시매”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 메시지의 핵심이 하나님 나라이고, 예수님께서 오신곳이 바로 하나님의 나라였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오신 목적도 하나님의 백성을 그 나라로 데리고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의 복음과 메시지에서 하나님 나라를 빼면 그 어떤 말씀도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여인들이 지금 이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일을 하고 있다는 점에 우리가 주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한 번 생각해 보십시요. 귀신 들린 여인들이 고침을 받았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요? 그냥 돌아가서 가정을 돌보고 조용히 여인으로서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여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저 고마워서 그랬을까요? 아닙니다. 그 여인들도 그런 하나님의 나라를 갈망하고 소망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에게, 하나님 나라에 대하여 전하기 위해 지금 예수님과 제자들과 함께 이 복음 사역에 동참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지금 여자들이 예수님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는 매우 특이한 점입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유대 사회에서 여자는 사람 취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자신의 주권이 없었고, 자신을 드러낼 수도 없었고, 무엇보다 다른 남자와 함께 일을 하는 일이 금지되어 있던 사회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예수님의 제자들과 함께 일을 한다는 것은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이렇게 한 것은, 예수님이 전한 복음이 무엇을 말씀하기 때문입니까? 남녀의 차별이 없는 세상을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남자가 더 우월하거나, 여자라서 하등 하다 말씀하지 않습니다. 창조 때,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를 동등하게 지으셨습니다. 다만 질서상 남편이 아내보다 먼저라는 것입니다. 아무튼 당시 유대 사회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새로운 모습을 이 여인들에게서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3절 말씀에 보면, 여인들이 자기들의 소유로 예수님의 사역을 섬겼다고 기록하였는데, 이 또한 보통 일이 아닌 사건입니다. 왜냐면, 모든 경제권은 남편이 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여자나 여인들은 아무런 소유권이 없는데, 어떻게 이들이 자신의 소유로 예수님을 섬겼을까요? 그 말은 그 여인들 상당수가 귀족 출신이거나 부자인 남편의 아내들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권은 없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예수님과 제자들을 도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일련의 일들을 통해 영적 깨달음을 가지게 됩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요,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 땅에서부터 어떤 나라인지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 정말 그 나라는 어떤 나라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그들이 지금 보고 있는 하나님 나라는 로마 식민지 아래 놓여있는 유대 사회가 전부였습니다. 심지어 이스라엘이라는 나라 이름조차 없는 상태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나님 나라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요? 그런데 오늘 이 여인들의 모습과 활동을 통해, 예수님이 선포하신 그 하나님 나라에 대해 많은 것을 미리 보게 하신 것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하나님 나라에는 차별이 없는 누구나 평등한 세상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는 어린아이, 노인, 남자와 여자, 장애인과 비장애인 그런 차별이 없이, 누구나 온전한 육체를 가지고, 누구나 자신의 권리를 가지고, 그리고 누구와도 함께 살 수 있는 그런 평등한 나라라는 것입니다. 그 말은 지금 우리 교회도 그와 같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깨달음은 모두 함께 사역한다는 것입니다. 누구는 일하고 누구는 노는 것이 아니라, 모두 함께 연합하여 일하는 세상,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백성들이 사는 나라가 바로 하나님의 나라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하나님 나라는 어떤 곳일까요? 또 하나님 나라에 사는 백성들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 세상에서 찾아볼 수 없는 세상이겠죠. 그러므로 사랑하는 우리 거룩한 교회가 이 땅에 하나님 나라의 백성의 모습과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참 된 제자들의 삶이 드러나는 거룩한 교회와 거룩한 성도가 될 수 있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