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0일 하.복.주.새
나도 그런 일을 당할 수 있다
송영종


나도 그런 일을 당할 수 있다
누가복음 13장 1~5절
그 때 마침 두어 사람이 와서 빌라도가 어떤 갈릴리 사람들의 피를 저희의 제물에 섞은 일로 예수께 고하니
대답하여 가라사대 너희는 이 갈릴리 사람들이 이 같이 해 받음으로써 모든 갈릴리 사람보다 죄가 더 있는줄 아느냐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니라 너희도 만일 회개치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
또 실로암에서 망대가 무너져 치어 죽은 열 여덟 사람이 예루살렘에 거한 모든 사람보다 죄가 더 있는줄 아느냐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니라 너희도 만일 회개치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
지금으로부터 23전인, 2001년 9월11일 아침, 미국은 완전히 패닉 상태에 빠져 들었습니다. 알 카에다라는 테러 단체가 미국 비행기를 납치하여 세계 무역 센터에 부딪치는 자살테러를 자행했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들이 일어났다고 생각하고, 도저히 믿기지 않는 상황에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정신적으로, 그리고 심적으로 괴로워하였습니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사망자 수만 약3천명에 이르고, 실종신고자를 합치면, 그 숫자는 수만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피해자들의 가족들은 모두 감당 못할 슬픔에 한동안 병원을 다녀야 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엄청난 불행 앞에서, 이상한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테러로 목숨을 잃은 자들이 다 죄를 많이 지어서 그런 벌을 받은 것이란 일각의 시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미국을 심판하기 위하여 이런 참혹한 테러가 일어나게 한 것이란 견해들도 교회들을 중심으로 많이 나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참담하고 불행한 일을 겪은 상황에서 이런 이야기들이 나올 때, 우리는 정말 어떻게 이런 일들을 이해하고 해석해야 하는지는 매우 조심스럽고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문제일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에 바로 그런 문제의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무엇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빌라도가 유대인들을 성전에서 죽이고, 그 피를 제사 드리는 제물로 바친 사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주석에 보면, 로마 총독 빌라도가 유대인 2만명을 죽이는 사건도 있었다고 설명하는 것을 보면, 당시 로마의 식민지에서 유대인들이 어떤 취급을 당하며 살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아무튼 빌리도의 이런 만행이 자행되고 있었는데, 그것을 지켜보던 다른 유대인들이 예수님에게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에게 이렇게 질문한 듯합니다, “빌라도에게 죽임을 당한 사람들은 다 죄를 지어서 저런 일을 당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런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2절과 같이 대답해 주었습니다, “너희는 이 갈릴리 사람들이 이같이 해 받으므로 다른 모든 갈릴리 사람보다 죄가 더 있는 줄 아느냐.” 그러시면서, 이전에 있었던 한 사건을 상기시키시며 또 말씀하셨습니다, “실로암에서 망대가 무너져 치어 죽은 열 여덟 사람이 예루살렘에 거한 다른 모든 사람보다 죄가 더 있는 줄 아느냐?” 하시며 “너희도 만일 회개하지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 경고의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사실 이 경고의 말씀은 3절에서도 하시고, 5절에서도 하셨으니, 강조의 의미를 담아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예수님의 이 말씀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금 말씀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지금 예수님의 말씀이 그 죽은 사람들이 회개를 하지 않아서 죽은 것이고, 그래서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그렇게 죽은 사람처럼 될 것이다. 그러니 회개를 더 철저히 하라는 말씀으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일까요? 그렇게 따지면, 빌라도 앞에서 죽은 자들 중에, 회개한 사람이 전혀 없었을까요? 망대가 무너져 내릴 때, 회개한 사람이 한사람도 없어서, 다 죽은 것일까요? 그건 아닌 것 같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지금 회개하지 않는 사람들은 모두 다 그렇게 비참하고 불행하게, 세상 말로 재수 없게 죽는 꼴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재수 없이 죽지 않으려면 너희들도 회개를 잘 해야 한다는 뜻으로 지금 이 말씀을 주셨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 말씀은 그런 관점에서 주신 말씀이 결코 아닙니다. 예를 들어, 요한복음 9장 3절을 보면, 날때부터 소경이 된 자를 보고, 제자들이 물었습니다, 예수님, 이 사람이 맹인이 된 것이 자기의 죄 때문입니까 아니면 부모의 죄 때문입니까? 그럴 때 3절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이 사람이나 그 부모의 죄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 여기에 죄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을 위하여 이런 고난과 고통을 주실 때도 있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유대인들이 당한 고난과 죽음은 그들의 죄도 아니요, 누구의 잘못도 아닌, 오직 하나님만이 아시는 뜻과 경륜에 의하여 그와 같은 일을 당하였다고 보아야 맞습니다. 따라서, 그 어떤 인간이 다른 사람의 죽음에 대하여 판단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그런 접근의 회개가 아니라, 지금 예수님께서 회개하지 아니하면 그와 같이 망할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그 죽임을 당한 사람의 일을 마치 자기 자신은 전혀 관계가 없는 것처럼 생각하는 위선적 유대인들에게 하신 말씀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하겠습니다. 다시 말해서, 빌라도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이, 그 사람만의 문제가 아닌데, 예수님에게 질문하는 사람은, 자기는 전혀 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죽은 사람만 불쌍하고, 마치 죄를 지어서 그런 불행을 겪게 되는 것처럼 판단하는 것이, 심히 잘못된 생각이라고 책망하시는 것입니다. 실제 빌라도에게 죽은 사람이나, 망대에서 떨어져 죽은 사람이 특별히 죽도록 구별된 사람들이 아니지 않습니까? 누구나 그런 일을 당할 수 있습니다. 왜 그런 일을 당하느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오직 하나님의 주권 아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일어난 일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일을 당하는 사람을, 마치 죄를 지어서 그런 불행을 겪는 것처럼, 판단하는 그 생각과 행위를, 회개하지 아니하면, 그 회개하지 않는 그것으로 똑같이 심판 받게 될 것이라고 예수님께서 경고해 주시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사람들은 흔히 남의 불행을 자신하고 아무 관련이 없다고 착각하며 살아갈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을 겪는 것은 그 사람의 죄 때문이라고 정죄합니다. 그런데 그런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일이 일어났을 때,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으로 외면하고, 그 사람은 죄가 있어서 그런 일을 당하고, 나는 죄가 없어서, 저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바로 그렇게 생각하는 그대로, 그 사람이 하나님께 로부터 외면 받을 것임을 가르쳐 주십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죄인인 줄 알고, 그 사람의 불행을 내 일처럼 생각하여, 그들을 돌아보는 선한 사마리아 사람과 같은 하나님 나라의 백성들이 다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축원드립니다.